아기랑 "안" 속삭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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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uliee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6-06-13 15:44 조회7,223회 댓글9건본문
"우는 아기에게 분노가 치미는 것은 참 두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ㅡ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아기를 사랑하기도 하지만, 아기의 울음은 미워할수 있습니다.
모든 부모들이 때로는 자신의 아기에 대한 상반된 감정을 갖곤 합니다."
Feelings of anger toward your crying child are frightening ㅡ and normal.
You can love your baby and hate her crying spells. All parents sometimes
have contradictory feelings about their baby.
가끔씩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 중에
아기가 하도 울어서 때리고 싶었다거나 던지고 싶었다거나 때렸다는 글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어김없이 나는 나쁜 엄마라는 글을 남기십니다.
예. 아마 나쁜 엄마일 겁니다. 저도 나쁜 엄마입니다. 그리고 많은 엄마들이 나쁜 엄마일 겁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누군가를 때리고 싶어본 경험이 있는(또는 때려본),
나쁜 사람일 겁니다. 누군가를 때리고 싶어하거나 때렸다거나 했다고 해서, 나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말이죠.
불행하게도 제가 초,중,고 학창시절에 겪은 선생님들 중 많은 수가
ㅡ 바로 위 정의에 따르면 ㅡ 나쁜 선생님들이었습니다.
그치만, 제 자신이 나쁜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선생님은 거의 없습니다. 딱 한명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너무 좋으시던 분이
간혹 날이 굳을 때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시는지 학생을 개패듯 패던 선생님조차도
나쁜 선생님으로 기억되지는 않습니다.
저의 "나쁜" 이라는 말의 정의가 너무 느슨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애를 낳고 키우다보니, 이전 같았으면 세상에,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어!라고 했을 법한 사건 ㅡ
며칠 전에 읽은 사건이었죠 ㅡ 영아를 때려 사망케 했다는 사건을 읽으면서
순간자제력이 조금만 더 부족했더라면, 어쩌면 나도...??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칠도 아니고 몇달간 잠부족에 시달리는데 그런 것과는 아랑곳없이 울어대는 아기를 보면,
어느 순간... 척추를 타고 새끼발가락 모세혈관으로부터 온 몸의 혈관들이 정수리쪽으로 모두 일어서고
동공이 폭발할 것같은, 그리고 혈관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들때가 많더라구요.
때려봤자 애가 알아듣는 것도 아닌데, 엉덩이 때린 적도 있구요.ㅜㅜ
그런데도 저는 저를 나쁜 엄마라고 칭하고 싶지는 않네요. 아마 저만의 위안이 아닐까.
저 자신을 이제껏 돌아볼 때, 제가 이처럼 착한, 인내하는 또는 노력하는 사람인 적이 없거든요.
저는 지금 삼십사년 인생에서 제 자신만으로 볼때는 가장 훌륭한 인격을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분들과 비교하면 절대 훌륭한 인격은 아니죠.)
그래서 저는 지금, 우리 사랑스런 핑키를 구박하는 날 ㅡ 아기랑 안 속삭이는 날 ㅡ이 있긴 해도,
제 자신이 기특합니다.
자꾸 자신이 나쁜 엄마라는 생각이 들 때면, 저같이 확인해보세요.
그래도 내 자신으로서는 지금이 가장 착한 상태가 아닌지...
그리고 힘냅시다!
월드컵으로 흥분된 상태일수록 더 조심하시구요! 오~ 필승 코리아!!
Happy Whispering~~ 이현주©
댓글목록
Joomi님의 댓글
Joomi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마음에 확악 닿네요.... 어제 잠을 안자서 엉덩이를 몇대 때렸는데 알고 보니, 목이 말라서 잠을 못자구 잇엇는ㄷ... ㅠ.ㅠ 나쁜엄마..
범이맘님의 댓글
범이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딱 지금 제가 느꼈던 기분들이네요.. 아기 안자려해서 억지로 재우다 너무 울어대길래 억지로 뒤집어놓고 엉덩이를 퍽퍽쳤었거든요.. 물론.. 그래두 자진 않았지만.. 그동안 이렇게 재워서 아닌가 싶어서 아기 스스로 자려할때 재웠었는데 그것도 아닌거 같아서 원래 방법데로 다시 재우는 중인데.. 오늘 참 제가 나쁜 엄마 같았어요.. 줄리님글읽으니.. 정말 위안되네요.. 감사해요.
lena님의 댓글
lena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읽기만 하다 처음 글 남겨요. 아... 정말로 와닿습니다.....ㅜ.ㅜ 아동학대 유아학대 그런거 뉴스에서 볼땐 말도 안된다 했었는데, 삐끗하면 나도 그랬을 수 있겠다 싶어 아찔하기도 하고.... 암것도 모르는 딸네미한테 화풀이한거같아 미안해서 혼자 울기도 하고... 그랬네요.... 도닦는 기분으로 살아가는 요즘입니다. 앞으로도 수양이 많이많이 필요하겠지요.^^;;
좋은 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Eunhwa Han님의 댓글
Eunhwa Han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맞아요...ㅋㅋ 어쩔땐 자장자장 하다가...너무 긴 시간 투정을 부리면...그래도 참다가...
약간 세게 엉덩이를 치며 자장자장을 하면...딱! 알아채고 울더라구요.
그럼 순간 뜨끔!!!
줄리님 말...절대 공감...저도 제 인생 길지않은 삼십오년동안 이토록 제 인격이 좋았던 적은 없었던것 같네요..ㅋㅋ
가람맘님의 댓글
가람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래요..............엄마인 나도 사람이고....인생을 살아가는.........사람.
정말........엄마라서 행복할때를 생각하면 ...어느무엇과도 바꿀 수 없어요.
혜민맘님의 댓글
혜민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쥴리님 말씀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모르겠어요. 혜민이 2개월쯤에 너무 안자고 칭얼거려서 욱하는 맘에 제발좀 자~하면 엉덩이를 떄렸는데 응애~하며 너무 서럽게 울더라고요.근데 기저귀 발진이 심해져 똥꼬가 다 갈라져서 그런거였어요. 얼마나 미안했던지...두고두고 미안해요.
우성맘님의 댓글
우성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일만퍼센트 동감하고 위안받고가요 ^^*
달이네님의 댓글
달이네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글 빼고, 다른 칼럼 거의 다 읽었는데,,
아,,이렇게 쉽게 가슴에 닿아온 얘기도 있네요...^^;
달이가 많이 울어 정말 위의 글과 똑같은 생각을 하게 될 때, 혹은, 저의 육아 방법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만날 때,
내가 많이 이상한 사람인가, 내가 많이 잘못하고 있나, 싶은 생각 정말 많이 하는데,
오늘부터는 저를 좀 토닥여야겠어요.
토닥토닥,,,
맞아요, 지금껏 저도 이렇게 큰 인내심으로 꾸준히,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고자 한 적, 정말 없었네요..
저는 살아온 시간 중 지금 가장 착하고, 인내하는 사람이에요...^^
성원맘님의 댓글
성원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래전에 쓰신 글인데..
어머..지금 저하고 어쩜..같은 심정인지.요새도 영아살인사건..들으면서..저도 섬뜩하지만..그사람심정이 이해는 가더라구요..
ㅋㅋㅋㅋ 그치만..그래서는 안된다는..ㅋ헤헤...
저도 인내인내..해야겠어요..알지도 못하는아가에게..ㅋㅋ 헤헤..10분기다렸다..꿈수하고곤히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