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 루이엄마의 공갈젖꼭지 학대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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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루이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8-06-05 20:32 조회3,861회 댓글10건본문
조금 있으면 만 두 살 되는 루이군은 엄마의 임기응변식 육아의 결과물인 공갈젖꼭지를 아직도 물고 있습니다. 이하 줄여서 공갈이라 부르겠습니다. 루이군을 낳고 수면부족에 시달릴 때도 공갈이는 절대 안 물린다는 소신을 갖고 살았던 루이맘은 루이군이 심각한 아토피로 힘들어 할 때부터 작정을 하고 공갈이를 사다 물렸습니다. 젖물고 자느라 루이 볼따구니에도 진물, 엄마 젖꼭지에도 진물이 들러붙길래 차라리 공갈이를 물자, 너도 오죽 힘들겠냐 공갈이라도 물고 버티자며 시작했었죠.
그렇게 시작된 공갈이 인생, 어언 1년이 넘었습니다. 공갈이 없으면 잠을 깨고 낮에도 심심해질라치면 옹알(공갈) 옹알(공갈)을 외쳐대며 공갈이는 자기 친구라고 선포하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네, 루이군은 전형적인 공갈 중독증세를 보였습니다. 낮에는 괜찮다가도 밤이 되어 공갈이를 주지 않으면 금단증상을 보였더랬죠.
(아놔~ 임기응변식 육아가 다 뽀록이 난다)
손빨기보다 나으니까 그냥 냅두고는 있었지만 속마음은 안절부절했습니다. 공갈이에게서도 루이의 침냄새가 지독하게 배기 시작했습니다. 맡아보시면 죽음입니다. 2주 전 쯤 어느날 아침, 루이맘은 공갈이 찾으러 돌아다니는 루이군에게 갑자기 화가 나서 수작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런 만행(?)을 저질렀나 싶습니다. (반성! 반성!) 루이 몰래 공갈이를 주방으로 가져와 식초를 뿌렸던 것이었습니다. 루이맘이 화는 났지만 그래도 공갈이와 루이의 안전을(?)고려해 향긋한 레몬식초에 물을 섞어 나름대로 수작의 강도를 낮췄습니다.
반갑게 공갈이를 받아 든 루이군이 아무렇지도 않게 공갈이를 냠냠 물었습니다. 식초빨이 너무 약했는지 그냥 살짝 코만 찡그렸다가 평소처럼 물고 빨고 던지고 다시 물고하며 평화롭게 보냈습니다.
루이맘의 좌절은 이루말할 수가 없었고 강력한 루이군의 내공에 도전하려던 루이맘은 마음을 접어야 했었지요.
단 한 번의 식초수작질(^^)이 있고 2주가 흘렀습니다.
어느 날 아침 실컷 놀던 루이군이 다시 공갈이를 찾습니다. 방바닥 먼지를 다소곳이 품고 계시는 공갈이를 제가 먼저 찾아 물에 씻었습니다. 그 씻는 동안에 징징대는 루이군을 향해 루이맘이 한마디 했습니다. <공갈이 씻어서 줄께, 아휴 공갈이 먼지 묻어서 냄.새.나.잖.아!!!>
루이군이 갑자기 손사래를 치기 시작합니다. 공포영화를 보는 것처럼 뒷걸음질을 치면서 표정은 일그러지고 제발 그것만은 말아달라는 듯 손사래를 칩니다. 루이맘은 어리둥절 했습니다. 뭐가 무서워? 무서운 거 없는데? 자~ 공갈이 받아~
루이군이 도망을 갑니다. 엉엉 우는 시늉을 하면서 말이죠. 가까이 다가가니 죽는다고 소리지릅니다.
<무셔, 어 무셔> 소리를 듣고 그때서야 루이맘은 모든 사태가 이해되었습니다. 2주 전 루이군은 루이맘앞에서 쎈 척 하고 뒤돌아 섰지만, 식초냄새에 눈물을 흘렸던가 봅니다. 비록 하루, 단 한 번 이었지만 그때의 충격이 강렬해 냄새나잖아 한마디에 짜릿한 식초의 기억을 떠올렸던 것입니다.
루이맘은 공갈이를 학대한 것인지 루이군을 학대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냄새나잖아>날 이후로 공갈이는 루이곁에서 완전히 퇴출되었으니 좋아해야 할지 루이군의 정신건강을 염려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루이군에게 강력한 트라우마를 남겨 준 것에 대해 깊이 반성은 하고 있지만, 공갈이를 안 물고 자니 확실히 깨는 횟수가 대폭 줄었다는 사실에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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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임맘들!
이런 충격요법을 이미 써버렸는데 앞으로 루이를 어떻게 위로해 줘야 할까요?
지금 단칼에 공갈이 뗀 지 나흘짼데 특별히 징징대거나 우울해 하거나 화를 내지는 않아요.
평소와 노는 것, 먹는 것은 똑같고 잠자는 것은 확연히 나아졌어요.
씩씩한 기질답게 유연히 넘어가 주는 걸까요? 제 만행을 부디 비난하지 마시고 답글 주세용~
* 디노재이맘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12-10 02:04)
댓글목록
열음님의 댓글
열음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공갈
예은양 생후 20일부터 시작되어 7개월 3주인 지금까지 저의 화두랍니다.
물려도 된다과 물리면 안 된다 사이에서 수 백, 수만 번을 오락가락했던 지난 날~
지금도 공갈을 완전히 정리하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효과는 극대화, 피해는 최소화를 추구하며 마음의 자유를 얻었네요. ^^;
공갈이... 공갈이... 공갈이...
공갈과 관련된 모든 글에 깊은 마음의 땡땡땡을 느낍니다.
어떤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땡땡땡. 그 울렁울렁하는 모든 감정... ^^
공갈 졸업 축하드려요!!!
승아승아님의 댓글
승아승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와 너무웃겨서 웃어버렸네요.ㅋㅋ
여하간 공갈뗀거 축하드려요!!
호야맘님의 댓글
호야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루이도 내공이 강하구만요... 남자라고 자존심상 엄마에게 그때는 말못한 걸까요?
ㅎㅎ 공갈 졸업 축하해
재민마미님의 댓글
재민마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8월이면 만 두 돌 되는 재민이도 아직까정 쪽쪽이를 사랑해주십니다.
그러나 저희집은 재민이보다 엄마인 제가 더더 공갈중독입니다.
일단, 쪽쪽이가 없으면 진정이 안 됩니다..ㅠ.ㅠ
안 자고 버티지요. 허나 쪽쪽이를 보여주면 히히 거리면서 물고는 유유히 잠자리로 들어오십니다. 잠에 들어가는건 쪽쪽이 없이도 가능하지만, 아아..저는 쪽쪽이없이 잠자리로 재민이를 델꼬 오는게 젤루다 어려운 관계로...
걍 이대로 몇 달 더 지내려 합니다. 흑흑흑...
공갈젖꼭지 떼기 팁.
아아...이런 방법도 있었군요^^
유지선(이서준맘)님의 댓글
유지선(이서준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 읽다가 웃겨서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ㅎㅎㅎㅎㅎ
루이야님의 글에서 느껴지는 포스가, 루이의 씩씩이 기질이 어디서 왔는지 짐작케 한다면 오바일까요?^^
공갈이 졸업 축하드려요~
진혁이맘님의 댓글
진혁이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ㅋㅋㅋ 너무 웃겨요~~~
아..루이 지대로~~ 보고 싶고만요~~
에스더 맘님의 댓글
에스더 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9월이면 만 두돌이 되는 에스더도 잠잘땐 공갈을 물고자요...
낮잠 밤잠... 공갈 물고 자다 튀 뱉어 버리기는 하는데요. 저도 재민마미님이랑 같은 상황이예요... 공갈을 보여줘야 잠을 잔다고 생각해요...
저도 요즘 고민이예요... 사라가 공갈을 물고 자니 안 보일수도 없고...흠흠흠...
서현이엄마님의 댓글
서현이엄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나중에 공갈뗄때 참고하겠습니다 ㅋㅋ
두은맘님의 댓글
두은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루이야님의 글은 감칠 맛 나요..^^ 넘 잼있어요...
웃겨서 죽는 줄 알았어요...ㅋㅋㅋㅋ
루이도 넘 귀엽고...
늘 즐거운 모자네요^^
하늘맘님의 댓글
하늘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ㅋㅋ 단칼에 공갈를 뗀 루이의 내공도 내공이지만,
루이야님 내공의 내공은 신이옵니다~ ^^